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를 포함한 휴직자들에게 이를 알리는 전화를 돌려 논란이 되고 있다. 야놀자 측은 관련 정보 안내를 위한 전화였다는 입장이지만, 육아휴직자들에게선 사측의 이러한 조치가 퇴사 압박과 다르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27일 여행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지난 18일 사내 메일을 통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희망퇴직 모집 대상은 근속 기간이 이날을 기준으로 만 3개월 이상 된 야놀자와 야놀자 클라우드 전(全) 직원이다. 현재 야놀자 직원 수는 1104명이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육아휴직자를 포함한 휴직자 전원에 전화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알렸다.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직장 내에서 상대적 약자인 육아휴직자들에게는 이런 조치가 사실상의 퇴사 압박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부하고 버틴다고 해도 복직 이후 불이익이 따를 수 있는데 말만 희망퇴직이지 퇴사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희망퇴직 권유 대상에 고성과자가 포함되는 등 희망퇴직 절차가 성과와는 별개로 팀별로 일정 인원을 감축하는 마구잡이식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야놀자 측은 육아휴직자를 포함한 휴직자를 대상으로 전화를 돌린 것이 퇴사 권유가 아닌 단순 정보 안내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휴직자는 내부 보안 규정상 관련 공지 문서에 접속할 수 없어 희망퇴직 관련 정보를 알리기 위한 차원에서 전화했다는 것이다.
또 이번 희망퇴직은 권고사직이 아니기 때문에 성과 등 대상자를 가르는 별도 기준이 존재하지 않고, 감축 인원 규모도 정해져 있지 않아 결정권은 전적으로 직원들에게 있다는 것이 야놀자 측의 설명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말 그대로 희망퇴직이다. 권고사직이 아니기에 기준도 없고 감축 인원도 정해져 있지 않다. 휴직자 전원에 전화를 돌린 것은 단순 안내 차원”이라면서 “육아휴직자의 경우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이니 더 세심하게 판단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야놀자 희망퇴직과 관련 “대표와 임원들 연봉은 수십억을 주고 직원들은 자르는 중”, “유보금도 많은 회사인데 희망퇴직을 왜 실시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종사자들 반응이 올라왔다.
현재 야놀자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야놀자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상장을 위해 먼저 인원 감축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야놀자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3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했지만, 2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야놀자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약 2조3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1조2000억원(신주 기준)을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유치했다. 이수진 창업자(총괄 대표) 및 관련인이 최대 주주(41%)이며, 소프트뱅크가 2대 주주(25%)다. 이 밖에 싱가포르 투자청이 지분 8%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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