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집값 등 주요 국가 통계 작성 실태를 조사해온 감사원이 실제 수년간 통계 조작이 있었다고 보고, 검찰에 전 정부 고위직 등 22명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최달영 감사원 제1사무차장은 15일 중간 감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청와대(대통령비서실)와 국토교통부 등은 통계청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을 압박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거나 통계 서술 정보를 왜곡하게 하는 등 불법 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 요청한 대상 22명에는 전임 정부 정책실장 4명(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이 모두 들어갔다. 이외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홍장표 전 경제수석,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도 포함됐다.
범죄 혐의가 명확하진 않으나 의심되는 7명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별도의 수사 참고자료를 송부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7명 중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윤종원 전 경제수석 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 정부 고위직 등 모두 29명이 수사기관의 판단을 받게됐다.
감사원이 조작됐다고 보는 통계는 주로 문재인 정부 부동산·집값과 관련 있다. 감사원은 당시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가 2017년 6월부터 부동산원으로부터 집값 상승률 통계를 불법적으로 미리 제공받고 수치가 낮게 나오도록 임의의 가중치를 적용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국토부는 최소 94회 이상 부동산원의 통계 작성과정에 관여해 통계수치를 조작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94회라는 것은 카카오톡과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지속된 통계조작 관련 지시나 압박이 구체적인 행위로 이어진 것을 확인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계소득과 소득분배가 악화되자 임의의 통계 산정방법을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대통령비서실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조작된 통계청 통계를 근거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소득 분배가 개선으로 전환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감사관 28명을 투입해 전 정부 통계 조작 관련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원이 검찰에 제출한 수사요청사 분량은 600페이지가 넘고, 증거자료만 2만 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국가의 기본질서를 파괴하는 수준의 통계조작을 밝혀냈다”며 “이번 발표를 계기로 지난 공직사회에 만연한 조작, 거짓과 위선이 근절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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