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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선 전날 ‘뉴스타파 가짜 뉴스’ 475만명에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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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ksdidtkfka 2023. 10. 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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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대표)가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의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를 공식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로 유포한 것으로 4일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해 3월 8일 오전 9시 뉴스타파의 기사를 “이재명 억울한 진실”이라는 제목과 함께 선거운동 문자로 475만1051건 발송했다. 20대 대선의 본 투표 하루 전날이었다.

해당 기사는 뉴스타파가 3·9 대선 사흘 전 대장동 사건 주역인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인터뷰를 편집해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때 브로커 조모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며 봐주기 수사 의혹을 보도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윤석열이 커피를 타줬다’ 등은 짜깁기 된 허위 내용이었다. 김씨가 인터뷰 직후 신씨에게 ‘책값' 명목으로 1억6500만원을 지급한 사실도 밝혀졌다.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는 건당 단문(45자) 약 10원, 장문(1000자) 약 30원으로 최소 약 4800만원이 뉴스타파 기사 살포에 쓰인 것으로 추산된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 후보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월 15일부터 본 투표 전날인 3월 8일까지 총 5회에 걸쳐 문자 메시지를 7억2000만원어치(2277만759건) 발송했다. 뉴스타파 기사가 담긴 문자는 이 중 4번째로, 투표 참여를 호소하려고 3월 8일 오전 10시에 마지막으로 발송된 문자(467만4827건)보다도 양이 많았다. 대선에서 47.83%를 득표한 이 후보는 ‘윤석열 커피’ 문자 발송비를 포함해 선거비 전액을 보전받았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대선 사흘 전인 작년 3월 6일 오후 9시40분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란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대장동 게이트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때문에 벌어진 일이란 취지의 기사로, 김씨의 인터뷰는 6개월간 음성 파일로만 남아 있다가 대선 직전에 기사로 나왔다. 이 후보는 이 기사가 올라온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를 공유하며 “널리 알려 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이라고 썼다.

이후 1~2시간이 지나 경향신문·한겨레·오마이뉴스 등 친민주당 성향 언론사들이 잇따라 인용 보도를 했고, 밤사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뉴스가 급속히 확산됐다. 뉴스타파의 기사는 비(非)당사자의 전언 말고는 물증이 전혀 없는 기사였지만 이들 매체들은 제목에 상대(윤석열 후보) 측 반론 없이 보도했다. 날이 밝자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해당 뉴스타파 기사를 재차 공유하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대장동 사건의 진실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고 썼고, 이튿날엔 약 475만명에게 보내는 문자메시지로 다시 기사 링크를 퍼뜨렸다. 해당 페이스북 글들은 현재 삭제됐다.

이 대표는 과거에도 선거 직전 가짜 뉴스 살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4년 성남시장 재선 도전 때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녹음 파일 공개로 판세가 나빠지자, 이 대표 측근들과 대장동 일당들이 경쟁 후보 가족에 대한 허위 사실을 언론에 흘려 보도가 나오게 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지난 4월 법정에서 “당시 이재명 시장도 해당 기사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가짜 뉴스 살포를 통한 선거 개입 시도는 현행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가 6개월로 제한돼 있어 처벌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중에 가짜 뉴스로 밝혀지더라도 “당시엔 진짜인 줄 알았다”고 살포자들이 항변하며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것도 문제다. 뉴스타파발 가짜 뉴스 사태 관련자들도 선거법 공소시효가 지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돼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0대 대선 때 허위사실 공표 등을 저지른 여론 조작 사범은 431명으로 전체 기소된 선거범의 절반이 넘는 약 59%를 차지했다. 가령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저녁 식사비를 다른 사람이 계산하도록 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나, 아내 김건희 여사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쥴리’라는 가명을 쓰고 일했다는 주장을 퍼뜨린 행위 등이 이런 범죄에 해당한다. 여론 조작 관련 입건 수가 지난 18대(100건)·19대(126건) 대선과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어나는 등 갈수록 폭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금품수수 범죄는 줄고 있다. 전체 기소된 선거범 중 금품수수사범의 비율은 18대 대선과 19대 대선 당시 각각 14.6%(42명)와 7.1%(31명)를 기록했는데 20대 대선의 경우 2.3%(17명)에 불과했다.

김진욱 변호사(한국IT법학연구소장)는 “과거엔 뇌물 및 향응·금품수수가 가장 흔한 선거 범죄였지만,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온라인 여론전이 선거 운동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면서 가짜 뉴스 살포를 통한 선거 개입 시도가 공정한 선거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사회 변화에 발맞춘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 측은 ‘국민 세금으로 가짜 뉴스를 발송했다’는 여당의 지적에 “2년 동안 검찰 공권력을 총동원해 ‘이재명 때리기’를 했지만 아무런 증거도 못 찾은 것이야말로 국민 세금 낭비”라고 했다. 민주당은 뉴스타파 보도가 가짜 뉴스인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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